빙과 드라마 CD 1권의 5번 트랙인 세계빙과극장 신데렐라입니다.

이번 편은 러닝타임이 14분 정도로 꽤 깁니다. 당장 여유가 없으신 분들은 감상을 나중으로 미루시는 것도 좋을 것 같습니다.

 

간단히 감상포인트를 몇 가지 정리해보자면,

 - "바보의 엔드롤"편을 재밌게 보신 분들은, 더욱 더 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.

 - 조연들의 호연 (특히 캐릭터 해석을 잘못한, 이리스의 연기가 백미!)

 - 마법소녀 쿠라코☆마기카 (흔히 말하는 성우 장난.)

 - 이번에도 여전히 깨알같은 재미주는 고전 명작 패러디 (전처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간략히 주석을 첨부했습니다.)

 - 마야카, 드라마 CD 첫 등장! (이번에도 마야카가 나오지 않았다면, 아예 작업을 안했을 겁니다. 마야카 쨔응! 헠헠)

 


 

 

사토시 : CD 드라마 빙과. 세계빙과극장 신데렐라.

 

사토시 : 옛날, 옛날. 어느 곳에 정말로 상냥한... 흠, 흠! 에너지 절약주의에, 극도로 귀차니스트인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.
호타로 : 야...
사토시 : 인생 자체가 잿빛인 그는, 재투성이라는 조롱을 담아 신데렐라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.
호타로 : 심하게 말하는데...
사토시 : 정말 호타... 가 아니지. 신데렐라. 이야기꾼에게 이야기를 걸다니, 뜬금없다고 생각하지 않아?

하바 : 신데렐라, 신데렐라!
사토시 : 음? 봐. 언니들이 부르고 있어.

 

 
호타로 : 나중에 두고보자, 사토시. [덜컥] 여기에 있는데요, 무슨 일인가요?
하바 : 그런 곳에 있던거냐, 신데렐라. 부르면 어서 오지 못하겠느냐?
사토시 : 그녀는 나대는... 행동력있는! 삼녀인 하바 언니.
하바 : 지금, 나댄다고 하려고 했지?
사토시 : 무슨 말씀이신지?
하바 : 넌 누구야?
사토시 : 이야기꾼입니다.
하바 : 어째서 이야기꾼이 신데렐라 옆에 있는거냐? 뭐, 됐다. 신데렐라, 이걸 수선해서 오려므나.
호타로 : 뭔가요, 이건?
하바 : 보면 모르겠느냐? 안되겠구나, 그래 가지곤! 아니, 무리도 아닌가? 이 드레스는 그 유명한 장인이...(주절주절)
호타로 : 야, 사토시. 이제 돌아가도 되냐?
사토시 : 안돼 호... 가 아니지. 신데렐라. 주역이 없으면 이야기가 진행이 안되잖아?
호타로 : 처음부터 엄청 지친다만...
사토시 : 헤헤... 악의까지 느껴지는데.
하바 : 알았느냐, 신데렐라?
호타로 : 아, 네. 알겠습니다, 하바 언니.
하바 : 그럼 해두거라.

 

 
사와키구치 : 뭐야, 뭐야? 신데렐라. 하바언니한테 일 떠맡은거야?
사토시 : 그녀는 자유분방한, 차녀인 사와키구치 언니.
사와키구치 : 신데렐라, 이야기꾼님, 챠오!
호타로, 사토시 : ...
사와키구치 : 모르네. 모르는구나! 신데렐라. 여기서 침묵하면, 방송사고라고 생각될거라구.
호타로 : 여전히 여러가지 제약을 태연하게 뛰어넘는 사람이군요.
사토시 : 정말 그래. 앞으로의 진행을 위해서라도, 가능한 빨리 퇴장을 부탁하고 싶은 사람 넘버 원이야.
사와키구치 : 그럼, 다시 한번 더. 두사람 모두, 챠오!
호타로 : 챠오...
사토시 : 챠~오!
사와키구치 : 나도 뭔가 시켜볼까~ 음, 뭘로 할까. 헉, 이런! 벌써 4시잖아! 보고싶은 방송 있었는데...!
호타로 : 세계관에 안 맞는 용건을 말하지 말아주세요!
사와키구치 : 그럼 안녕~ 두 사람 모두~

 

 
나카죠 : 신~데렐라~!!
호타로 : 하아...
나카죠 : 이건 대체 어떻게 된거냐!
사토시 : 그녀는 장녀인 나카죠 언니, 열의가 지나치게 넘치는 사람입니다.
나카죠 : 신데렐라! 복도를 청소해두라고 하지 않았더냐!
호타로 : 했어요.
나카죠 : 이걸 봐라! 구석 쪽에는 닦지 않은 부분이... 있...지 않느냐! 봐라, 봐라! 걸레질의 기본이 안 됐잖느냐.
호타로 : 기본이라뇨...?
나카죠 : 이렇게, 허리를 팍 숙여서.
호타로 : 음... 잘 모르겠네요. 잠깐 시범을 보여주시지 않겠나요?
나카죠 : 응? 흠... 어쩔 수 없는 녀석이군. 잘 봐둬라. 우오오오!!!! [파파파파파파팟]
호타로 : 좋아. 얼른 진행할까, 사토시?
사토시 : 강제 배제했구나, 호타로...
호타로 : 열의있는 나카죠 선배에게, 경례...!
 

호타로 : (음? 괴롭히는 언니들이 이 녀석들이라는 건... 새어머니는 설마...)
이리스 : 야, 너희들.
호타로 : (역시!)
사토시 : 그녀는, 이리스 어머니! 그야말로 여제의 모습을 구현한듯한 사람이었습니다.

 


 

하바 : 뭐야? 이리스 어머니.
사와키구치 : 정말, 텔레비전 보는 중인데...
나카죠 : 왜 그래?
이리스 : 오늘 밤, 성에서 무도회가 열리는 것 같다. 그 무도회에는, 우리들도 참가하기로 되어 있어.
나카죠 : 정말인가? 혹시 어쩌면, 왕자의 신부로 선택될지도 모르겠구만. 그렇지, 하바?
하바 : 흥, 나카죠 언니. 무슨 말을 하는거야? 혹시 어쩌면이 아니라, 선택되는게 당연하잖아!
사와키구치 : 맛있는거 많겠지? 입식일까? 아니면 코스?!
이리스 : 그런데 신데렐라. 넌 뭘하고 있는거냐? 얼른 마루에 납짝 엎드려서 청소라도 하는게 어떠냐?
사토시 : 오오! 역시 이리스 선배! 완전히 몰입했어!
호타로 : 책임감이 옷을 입고 걷는 듯한 사람이니까.
이리스 : 뭘 중얼거리고 있는거냐. 자, 얼른 마루를 핥아서 깨끗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!
사토시 : (아...)
호타로 : 아니, 그래선 여제가 아니에요. 여왕님이죠!
이리스 : 음? 이건 다른 건가...?
호타로 : 다릅니다.
이리스 : 음... 알았어. 이번의 실수는 다음에 만회하겠어. 신데렐라를 잔뜩 괴롭혀서, 반드시 피의 비를 내리게 해보겠어!
호타로 : 아니 아니 아니! 뭐가 될 작정이에요?!
이리스 : 그럼, 너희들. 성으로 가자!
사와키구치 : 네에~
하바 : 응.
나카죠 : 옙!
 

 

사토시 : 이렇게 해서 언니들은 신데렐라를 두고 무도회에 가버렸습니다. 홀로 남겨진 신데렐라는 슬퍼져서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.
호타로 : 하아...
사토시 : 신데렐라는 슬퍼져서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.
호타로 : ...
사토시 : 야, 신데렐라. 울어야지.
호타로 : 울 수 있을리 없잖아? 오히려 혼자 있게 된 행복을 음미하고 있는 중이야.
 

[쿵! 뽀잉!]
 

 

에바 : 얼른 울어주세요. 안 그러면, 진행이 안 됩니다.
사토시 : 마법사가 나타났습니다!
에바 : 부름을 받고 날아왔습니다. 마법사, 에바입니다.
호타로 : 부르지 않았다만. 너도 끌려온 거야?
에바 : 사실은 흥미도 없습니다만. 혼고도 안 나오고...
사토시 : 신데렐라 한 사람만으로도 성가신데... 의욕없는 사람이 두 사람으로 늘어버렸다.
에바 : 어쨌든, 역할을 완수하도록 하겠습니다. 그래서 신데렐라. 무도회에, 가고 싶나요?
호타로 : 가고 싶지 않아.
에바 : 그런가요? 그럼 전 이만...
호타로 : 응.

사토시 : 자 자 자! 에바 선배! 스톱!
에바 : 뭔가요? 로브 자락을 잡지 말아주세요.
사토시 : 이대로는 끝나버려!
호타로 : 내게 있어선 완전히 대환영이야!
사토시 : 신데렐라는 조용히 있어...!
에바 : 허... 곤란한데요.
사토시 : 어쨌든, 에바 선배! 억지로라도 신데렐라에게 무도회로 갈 준비를 해주세요!
 

에바 : 알았습니다. 아득한 옛날의 영혼이여... [쿠우웅]
호타로 : 굉장히 불온한 기운이다만...
에바 : 오랜 맹약에 따라서, 나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것을 멸하라~
호타로 : 이봐, 지금! "멸하라"라고 그랬지?!

 
[콰아앙!]

 
호타로, 사토시 : 으아아아!

 
[뾰로롱~!]

 


호타로 : 쿨럭, 쿨럭! 쿨럭. 하아... 오오, 이 녀석 굉장해! 하늘하늘하구만~
사토시 : 드래스 잘 어울려, 신데렐라.
호타로 : 하아... 사토시, 넌 말이 됐어.
사토시 : 그런가보네... 그럼 난 말 역할도 하는건가. 그런데... 어라? 내가 끌 마차는?
에바 : 그럼, 전 이만...
사토시 : 자 자 자 자! 에바 선배, 스톱!
에바 : ... 아까부터 뭔가요...? 로브 자락을 발굽으로 밟지 말아주세요.
사토시 : 아니, 마차가 없는데 어떻게 성까지 갈 수 있겠어?
에바 : 음, 가까운 곳에 호박이 없었던지라... 여기에 있는 것만에라도 별 생각없이 마법을 걸었던 거니까요.
호타로 : 거기서 귀찮아 하지마.
에바 : 흠... 제멋대로인 사람들이군요.
사토시 : 우리들이 나쁜 거야?!
에바 : 어쩔 수 없군요. 좀 기다려 주세요. [차락] 이건 밤에 빛을 내는 풀이에요. 이걸 이 항아리에 넣으며언~ [차락]

(주 : 루라문초(ルラムーンそう) - 게임 드래곤퀘스트 5 (1992)에 등장하는 퀘스트 아이템.)
호타로 : 이봐, 그건 설마... 잃어버린 고대의 이동마법...?

(주 : 루라(ルーラ) - 게임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에 등장하는 순간이동마법.)
에바 : 예이.

 
[퍼엉! 피융~!]

 
사토시 : ... 성에 도착했어, 신데렐라.
호타로 : 아. 설마 그 반칙 기술로 오게 될 줄은 생각 못 했다만.
사토시 : 나... 말이 된 의미가 없었구나.
호타로 : 진심으로 동정하고 있다, 사토시.
사토시 : 휴... 아, 그건 그렇고. 꽤나 사람이 많구나! 아, 하바 언니가 있어!
하바 : 뭐야, 혼고 경은 안 온건가? 모처럼 춤 춰 주려고 했었는데...
호타로 : 혼고도 하바 상대하려면 힘들 것 같구만.

호타로, 사토시 : 묵념. [땡~]

 

호타로 : 응? 저기 있는건 이바라인가?
사토시 : 이 성을 다스리는 사람은, 마야카 왕이었습니다.
호타로 : 이야기꾼 역할도 계속 하고 있었어?
사토시 : 1인 2역도 힘들구나.

 
[탁탁탁탁]

 


 

마야카 : 후~쿠쨩~! 어... 그리고 신데렐라... 만나고 싶지 않았어.
호타로 : 주역한테 만나고 싶지 않았다는 말 하지마.
사토시 : 그런데 마야카 왕. 에루 왕자는 어딨어?
마야카 : 음, 잠깐 기다려. 치이쨩~

 

 
에루 : 부르셨나요, 마야카양... 헉! 어머... 오레키. 어떻게 된건가요, 그 드레스 모습...!
사토시 : 아, 말해버렸다...
마야카 : 잘 됐잖느냐, 신데렐라.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어서~
호타로 : 우욱... 네 녀석...
에루 : 아, 그게... 잘 어울려요.
호타로 : 치탄다, 더는 이 모습에 대해서는 일절 코멘트 하지 말아줘.
에루 : 그, 그런가요? 어디... 그럼, 잘 오셨습니다. 제가 왕자인 치탄다 에루에요.
호타로 : 본의는 아니지만 신데렐라다.
사토시 : 나는 말이야. 이야기꾼도 겸임하고 있지만.
마야카 : 어째서 후쿠쨩은 말인거야.
사토시 : 어떤 사람이 별 생각없이 마법을 걸어서 말야... 그런 진 보스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어.
마야카 : 뭐야, 그거.

 
[땡 땡]

 
호타로 : 됐다! 12시구만. 그럼, 치탄다. 이걸 넘겨주지.
에루 : 어, 예쁜 유리구두네요!
마야카 : 상상을 초월하는 전달 방법이네. 제대로 떨어뜨리라구!
호타로 : 냅둬.
에루 : 그럼 신데렐라씨. 훗날 다시 만나도록 해요!
호타로 : 치탄다, 스포일링은 그만 둬. 엇, 그럼!

 
사토시 : 이렇게 신데렐라는 마법이 풀리기 전에 성을 뛰쳐나왔습니다.
호타로 : 야, 사토시. 그런데 이제부터 어떻게 돌아가지?
사토시 : 아, 에바 선배가 돌아갈 때 쓰라고 깃털 모양의 아이템을 줬어. 내 주머니에~

(주 : 키메라의 날개(キメラのはね) - 게임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에 등장하는 소모성 아이템. 사용효과는 앞에 언급한 루라와 같음.)
호타로 : 너 지금 말이잖아. 어디에 주머니 같은게 있는 거야?
사토시 : ... 으허허허허허! 잃어버렸다!
호타로 : 이런 바보(馬鹿)!
사토시 : 말(馬)이라서!
호타로 : 재미없다고!
 

사토시 : 자 자, 다음 날. 신데렐라의 집에 성에서 보낸 심부름꾼이 왔습니다.
에루 : 아, 후쿠베. 죄송해요. 심부름꾼이 아니라, 저랑 마야카양이 와 버렸어요. 사람이 모자라서...
사토시 : 아, 웬 일. 에루 왕자와 마야카 왕이 찾아왔습니다!
에루 : 고마워요.

 
[똑 똑]

 
이리스 : 뭐야?

 
[활짝]

 
사와키구치 : 이리스 어머니. 누가 왔어? 어? 임금님이랑 왕자님이잖아!
하바 : 그렇다면 내게 구혼하러 온 건가?
나카죠 : 하바, 무슨 소릴하는 거냐. 나에게 구혼하러 온 거지!
마야카 : 어제, 내 성에서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을 찾고 있어. 왕자는 그 사람이 엄청나게 신경쓰이는 모양이야.
에루 : 저, 신경쓰여요! [치탄다 전용 효과음]
이리스 : 호오, 너희들 어떠냐?
사와키구치 : 응? 그런 거 있나... 하바는?
하바 : 흥, 이 내가 그런 얼빠진 짓을 할리 없잖아. 나카죠 언니 아냐?
나카죠 : 응, 내가? 어디보자...
호타로 : 아, 그거 저에요.

 
나카죠 : 신데렐라가?
에루 : 와아, 그럼 이걸 잃어버린 사람은 신데렐라씨였군요. 여기, 끈끈이주걱.
호타로 : 아냐!
에루 : 아닌가요?
호타로 : 아냐, 이거 말고 있잖아!
에루 : 그럼, 이건가요. 여기, 파리지옥.
호타로 : 그럴리 있냐! 치탄다... 좀 더 제대로 된, 아이템스러운 거야!
에루 : 아이템... 아! 이거군요! 여기, 벌레잡이통풀!!
호타로 : 먼저 꺼냈던 거랑 마찬가지잖아! 어째서 식충식물만 잔뜩 있는거야.
에루 : 하지만, 누가 잃어버린 물건은 이것들 뿐이라...
호타로 : 누구야. 이런 걸 잃어버리고 다니는 녀석은... 이것 봐. 어제 제대로 치탄다에게 넘겨 줬잖아.
에루 : 혹시... 아, 이건가요? [띠링] 유리구두.
호타로 : 그거야! 어째서 그게 바로 안 나오는 거냐구.
에루 : 손수 넘겨 줬던거라, 분명 진상품이나 그런 거라고...
마야카 : 신데렐라가 그런 무기력한 전달 방법을 쓰니까 그런 거야. 자업자득이잖아.
호타로 : 으윽...

에루 : 그럼 신데렐라씨에게 돌려 드릴게요.
호타로 : 좋아. 이제 내가 이 구두를 신으면... 이런 촌극은 끝나겠지.

 
에루 : 어머, 그러고 보니. 또 하나 잃어버린 물건이... 이거에요!
호타로 : 윽! 그 깃털 모양의 아이템은... 설마...
사토시 : 그거, 내가 어제 잃어버린...!
호타로 : 기다려, 치탄다! 그거 쓰지마!
에루 : 에?
호타로, 사토시 : 으아아아아아!
 

 

사토시 : 이렇게 머나먼 땅으로 날려간 신데렐라와 이야기꾼은, 원래 있던 장소를 찾아서 삼천리나 되는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.
호타로 : 하아... 이제 지쳤어. 어쩐지 엄청 졸린다..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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